[글씨, 본 것 같기는 한데 요즘 젊은 여자들은 잘먹고 커서 그런지 그런 미인이 한둘이라야 말이지.]창문을 열며 김동국이 여자에게 물었다.수표를 가지고 온 사람은 둔산동에서 옷가게를 경영하는 여주인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그 끔찍한 살인사건과 관련 있는 작물이라고 하자 벌레 은 표정을 지었다.도난 당한 두 장의 수표 뒤에는 사용자의 전화번호와 주소, 주민등록번호가 적혀 있었으나 모두 허위였다. 하지만 주소와 전화번호의 국번이 일치하는 것으로 봐서 무턱대고 기재한 것은 아니고, 기재하는데 어느 정도 신경을 써 의심받지 않도록 한 것 같았다.[출입문 닫아!][누구요? 아, 그 기둥서방님이구먼 그런데 이 양반이 어디서 소리를 질러?][이제 앞으로는 아저씨들에게 커피 타 줄 일도 없을 것 같아 푹푹 퍼담아 왔어요. 줄 건 없고 커피나 많이 드시라구요.]그 질문에 세준도 가은을 돌아봤다.출감 예정자로부터 조직의 계보를 캐기 위해 접견을 하다 지친 형사는 일과 전혀 상관도 없는 얘기에 목소리를 높였다.[따라온 사람은 없었지?][어떤 관계죠?][그녀가 강진숙이 맞다면 정말 큰일이군. 그녀가 절망에서 끝내지 않고 반항을 선택한 것이라면 젠장, 젠장! 서둘러!][본인의 마음에 들어 주인공으로 발탁 했나요?][안됐습니다. 조국발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자살인 것 같습니다.]최 반장은 집안을 두리번거렸다.여자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놈은 시체에서 피가 모두 빠지자 내려서 타일 바닥에 뉘었다. 이때부터 몸의 하방부에 다시 암적갈색의 시반이 형성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2차 시반도 피가 대부분 몸에서 빠져나간 뒤인지라 매우 약하게 형성되었다. 다행이, 시반은 한번 형성되면 시체의 체위를 바꿔도 그 흔적이 남게 되어 시체가 방치되었던 상태를 말해 준다.놈은 송은영의 다리에서 푼 끈으로 송은혜의 다리를 묶고 역시 샤워기 걸이에 거꾸로 매달았다. 놈이 끈을 묶은 방법으로 봐서는 오른손잡이가 아닌 왼손잡이일 확률이 높다. 매듭법이 오른손잡이가 쓰는 방법과 반대로 되어 있다.책임지라니

다시 그 남자였다.세준과 감호과장은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도록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강도는 아니라는 얘기군요?]연속극이 끝나자 종업원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내가 지켜보던 종업원은 한동안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가 맨 마지막에 일어나 실내를 둘러봤다. 그러다 사내와 시선이 마주쳤다.[아저씨!][저녁이나 사건이 발생하기 바로 전에 송 양이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고?][너 같은 놈 때리면 내 주먹이 더러워질까 봐 못 때리겠다!][아참, 그리고 범인이 네 번째 사건을 대전에서 저지른 것을 보면 이곳에 어떤 연고가 있거나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일 겁니다.]순자도 언니처럼 집안 사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멀리 시집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인물이 아깝긴 했으나 둘째딸인 순자가 시집을 못 가면 그 밑에 줄줄이 있는 아이들도 시집을 못 갈지 모른다는 불안에 어머니가 서둘러 처리한 것이 태복의 차지가 되었던 것이다.[그 휘발유 젠장할!]무선조종으로 움직이는, 유일하게 손상되지 않은 세 번째 카메라가 총을 맞고 쓰러져 있는 강진숙을 천천히 클로즈업해 갔다. 스프링클러의 물줄기 때문에 그녀의 모습은 매우 흐릿하게 보였다. 그녀는 입에서 피를 토해 내고 있었지만 계속 손을 꼼지락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직 죽지는 않은 듯 했다. 거센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녀는 겨우 오른팔만을 움직여 호주머니 속에서 담배를 한 가치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나 담배는 물줄기에 의해 순식간에 분해되어 버렸다. 그런 그녀의 마지막 노력까지 허사가 되었는데도 그녀의 얼굴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라이터를 꺼내 필터만 남아있는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시늉을 했다.그 시간.[조 형사, 실내에 있는 것, 아무 것도 건드리지 말고 수사본부와 관할 경찰서에 연락을 해!]그가 대충 서류를 모두 보았을 때, 그들이 탄 자동차는 H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진숙은 또 한번 시계를 보고 나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의 목으로